주도적인 삶1 타이피스트들(린다와 클레어) 데스크톱 컴퓨터가 나오기 이전인 1979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심리학과의 비서인 린다에게 육필 원고를 건넸다. 원고를 받는 린다의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는데, 그녀는 자기 책상에 무더기로 쌓여 있는 문서들 가운데 하나를 뽑아서 내밀었다. "이안, 이건 지난번에 주셨던 보고서예요." 그건 나의 소중한 보고서였다. "직접 해주셔야겠어요. 제발 오탈자가 많지 않으면 좋겠네요. 진짜 시간이 없어서 일일이 다 수정을 해드릴 수 없거든요. 게다가 티펙스(상표명. 일명 '화이트'라고 불리는 수정액)도 다 떨어졌고요." 린다는 힘없이 미소를 짓고는 다시 타이핑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빠르게 움직였고, 타이프라이터는 요란한 소리로 탁탁거렸다. 그런데 종이에 찍히던 글자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 2014. 8.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