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통

좋아 하는 것, 열정, 그리고 경험

by 넓은정원 2024. 1. 31.

 

아이들은 좋아 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 하는 것을 숨기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감정을 자주 숨기는 행동을 한다면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우면서, 표현하는 법은 잃어버리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남자 조카 아이가 야구 응원에 미쳐있다고 한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너무 하나에 몰입하고, 자나깨나 그것만 생각하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심지어는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도 길에 있는 간판을 응원과 연결해서 노래를 부르고, 집에서 두산 베어스의 응원단장의 춤을 처음 부터 끝까지 외워서 따라 한다. 뿐만 아니라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은 놀이 공원에 가는 것도 싫다고 하고, 스스로 야구 경기 스케줄을 찾아서 엄마에게 가지고 온다. 언제 경기장에 갈 수 있는지 엄마와 상의 하기 위해서다.

 

이정도면 너무 심해서 말려야 하는가? 그리고 공부에 전념 할 수 있게 책과 연필을 아이의 손에 쥐어 줘야 하는가?

 

아이를 말려야 겠다는 아이의 엄마를 말렸다. 

진짜 좋아 하는것을 찾았는데 그것을 못하게 하고 남들과 똑같이 학습지에 정답 찾기나 하면서 그저그런 평범한 아이로 키우려는 나의 친누나에게 한시간이 넘게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알렸다. 아니 알리려 노력했다. 10년 후에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 것인가?

 

아이가 몸이 약해서 야구는 못 시킨다고 했다. 누가 야구를 시키라고 했나? 조카는 야구 하는 것을 좋아 하는 것이 아니라, 야구를 보면서 응원하는 것을 좋아 하는 것이다. 

 

야구에 관련된 직업은 수업이 많다. 야구선수 뿐만 아니라 관련 스탭, 심판, 스포츠 평론가, 해설가, 스포츠 에이전트(영화 제리맥과이어), 응원단장 등등

미래에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갖게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그냥 적당히 공부해서 적당한 직업을 갖는 것 보다는, 좋아 하는 일과 관련된 직업을 갖는 것이 더 오래 지속할 수 있고 재미도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확실한 것은 좋아 하는 일을 하면 더 잘할 수 있다.

 

열정이란 무엇인가?

'열정페이', '젊은이 들이여 열정을 가지고 일을해라.'이런 말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회사에서는 별로 좋아 하지도 않는 일을 하는 직원에게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아닌가. 그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곳은 또 얼마나 많은가.

열정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 보면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 하는 마음' 이라고 나와 있다.

좋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애정을 가지고 일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좋아 하는 척을 하기도 하고, 애정이 있는 척을 하면서 살기도 한다.

 

다시 조카를 생각해 보면 야구에 대한 열정, 좀 더 구체적으로 야구 응원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열정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더 좋아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한다. 

만약 한달만에 그 열정이 사라진다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 아이템 정도였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무언가를 또 찾아 보면 된다. 만약 지속 된다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성인이 되어서 시작한 사람과 초등학생 시절부터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사람이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확률을 비교 한다면?

아이들에게 수학문제 하나를 더 풀게 하는것과 하루 빨리 좋아 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도록 도와주는 것, 어느 것이 10년 후 성인이 되었을때 제대로 된 진로를 찾을 수 있게 할 것인가?

여기서 한가지 더 생각해 볼것은 경험이다.

 

많은 경험이 독이 될 것인가?

만약 조카가 야구장에 놀러가지 않았다면 이 아이가 야구에 미칠 수 있었을까?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을 걱정한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것은 다 시켜줘야 하고 남들보다 더 잘하면 칭찬한다. 그래서 한국인은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잘하는 것을 잘하다고 칭찬하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이가 많은 경험을 하고 무언가에 열정을 보인다면 그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 아이의 미래를 위한 길을 열어 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내가 어렸을때 '다재다능'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엔 되는 듯 했지만 조금 하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공부도 약간 잘하고 운동도 약간 잘하는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고 자라다 보니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정답인것 처럼 알려졌다. 무엇이든 하나를 제대로 파면 결국 전문가가 되고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 낼 수도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고, 지금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고, 정보를 가진자가 유리한 세상이 되었다. 전문가도 좋지만 다재다능 하고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친 사람이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으로 세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면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다 해야 하는가? 아니다 내가 열정을 가지고 너무나 재미있어서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일단 한다. 그것이 나에게 맞는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시 또 찾으면 된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은 내 적성과 재능을 찾게 될 것이다. 수명이 점점 늘어 나고 있으니 조급해 하지 말고 진짜를 찾아라.

'소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  (1) 2024.01.28
독서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1) 2024.01.28
인도 파트나 수영장  (1) 2024.01.14
인도인들의 이닦는 습관  (0) 2016.06.06
상대가 변한것이 아니다.  (0) 2016.06.04